백설이 만곤건 할제 독야청청 하리라 ???


“이 프로젝트가 내 인생의 끝인냥 달려왔더니, 가정도, 애인도, 친구도, 자식도 다 잃고 ,
결국엔 퇴사하게 되더라…”

몇 일전 CMMI 인증 심사원으로 조직원에 대한 인터뷰를 할 기회가 있었다.
CMMI 에 대한 인터뷰가 모두 끝나고 마지막으로 개선해야 할 사항이나 건의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한 직원이 이렇게 말을 꺼낸다.

“프로젝트의 성공은 프로젝트 팀원의 의무이자 목표입니다. 하지만, 프로젝트 팀원도 팀원이기 전에 한 인간입니다. 매 프로젝트를 할 때마다 관리자들로부터 이 프로젝트가 내 인생의 마지막 프로젝트인냥 쪼임을 당하기 시작하지요. 
때론 PM들도 좋은 말로 설득하죠. 이번 단계만 넘어가면 조금 좋아질꺼야.”

“처음엔 그런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이젠 깨닫게 되더군요.
이번만 넘기면 하며 기대해봐야 분석, 설계, 개발… 각 단계로 갈수록 매 단계는 모두다
이 프로젝트의 중요한 핵심단계가 되지요. 결국 팀원들은 프로젝트가 끝날때까지 핵심단계만 하는 샘입니다.
이렇게 매 프로젝트가 내 인생의 끝인냥 달려왔더니, 가정도 없고, 친구도 없고, 자식도 없고,
그래도 가보자 싶어 다 포기하고 매달렸더니 퇴사하라는 구조가 과연 옳은 것인가요?”

누가 그를 어리석다 하겠는가?
오히려 그 용기를 칭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 인터뷰 자리에서 이게 IT서비스 업계의 현실이라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었다.
아쉽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하고…
나역시 주변에서 너무나 많이 보아왔던 부분이었기에 공감하기도 하고…

이젠 바꿔야 하지 않을까?
프로젝트의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저가수주 > 아웃소싱 > 재 아웃소싱 > 프리랜서 라는 근본적인 악순환의 인력구조하에서
분석/설계 설렁설렁하다가 본격적으로 일을 해야되면 빠져버리고는 경력만 가지고 연봉만 따지는 기생세력 – 물론 이 말인 모든 프리랜서나 하도급 업체를 비하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다. 다만 현상을 보다 사실적으로 묘사하기 위함일 뿐 – 들이 판을 치는 인력공급시장에서
예전에 고객과 단일한 을만 일을 했던 환경의 프로젝트 관리 마인드는 이젠 버려야 할 기법이 된 것인지도 모르겠다.

세상이 변하고 있다. 모든 게 변화하고 있고, 개발자의 마인드도, PL의 마인드도…
충성하는 시대는 끝났다. 아니.. 이미 오래전에 끝난 것인지도….
팀원의 워크홀릭과 희생과 강요에 의한 프로젝트 진행은 여기까지가 한계이다.
고객도, 회사도, PM도…
이젠 함께 가야 하는 시대인 것이다.
한쪽의 일방적인 목소리로는 전 조직을 끌고 갈 수 없다.

프로젝트의 목표가 무엇인가?
성공적으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인가? 팀원을 괴롭히는 것인가?
너무나 당연한 사실이지만 아직도 헷갈리는 사람들이 많은 것 또한 사실이다.
만약 당신이 전자에 동의한다면 후자는 그 많은 수단중에 하나이며, 과거에는 모르겠으나,
더이상은 통하지 않는 방법이란 것을 이미 깨닫고 있을 것이다.

백설이 만곤건 할제 독야청청 하리라….
성상문은 세조를 향해 이렇게 노래했지만 우리는 아니다.
고객과 협력사와 함께 짐을 나누어지고  같은 목표를 향해 함께 가는 것이 우리의 노래이다.

Hand in hand…
우리에게 가장 필요하고 절실한 가치관이다.

       
                                                                                                06.07.25   J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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