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일전 성회형네 갔다가 얻어온 감 2개가 우리집 TV옆에서 발갛게 익어가고 있다.
잊은 듯 뒀다가 오늘 문득 만져보니 한 녀석은 홍시가 다 되었고
한녀석은 아직 홍시라기보단 감에 가까운 상태다…
물렁한 홍시를 만지다보니 갑자기 할머니 얼굴이 떠오른다.
언제가 대구에 가던날…
어디서 나셨는지 몰라도 품에 감추어 두셨던 홍시를 꺼내서 먹으라며 직접 까주시던 그 모습이
갑자기 주마등 처럼 스쳐간다…
창문사이로 스며들어오는 바람 한움큼만으로도 나는 춥다며 옷을껴입고 보일러에 손을 대는데…
우리 할머니는 칠곡 언덕에서 칼바람 맞으며 누워계신다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그땐 왜 매일 결려오는 할머니 전화가 귀찮게 느껴졌었는지…
왜 더 따듯한 얘기한번 못하고 그렇게 끊었는지…
지나고 나니 모든게 아쉬움뿐이다.
‘할머니…하늘나라에선 건강하게 잘지내시는 거죠? 오늘 꿈에선 한번 뵙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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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버이 살아계실 때 섬기기를 다하여라
지나간 후면 애닯다 어찌하리
평생에 고쳐 못할 일이 이뿐인가 하노라. – 정 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