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네르바의 구속을 보면서 (부제: 막장 대한민국! 정부나 국회나 법원이나..쯧쯧..)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가 구속 수감되었다.
기가 막히다.
어제 체포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만 해도 구속될 꺼라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았다. 명백히 구속요건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기 때문이다. 그냥 까불면 잡을꺼다 수준의 체포로만 알았다.
하긴 그 정도만 해도 MB정부의 수준을 말해 주는 거로 충분했을텐데, 난 막장 노가다 십장 MB라고 떠드는 꼴이 되어버렸다.
더욱 기가 막힌 건 MB돕는 국회와 사법부라는 것이다.
삼권분립은 서로의 권한을 견제하고 그 누구에게 과도한 힘이 실려 민주주의를 해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가징 기본이 되는 체제로 법치 민주주의에서 반드시 유지되어야 할 기본중의 기본이다.
그런데 오늘 또 이 기본은 무너지고 말았다.
노가다로 땅만 파면 모든 경제위기가 해결될꺼라며 아니라는 사람들 입이나 틀어막자는 MB정부나 평소 옳타꾸나 하며 지들 입맛에 맛는 법 만들어서 국민들 찍소리 못하게 하고 땅파는 거 도와주려는 딴나라 꼴통 어르신들이나, 똥인지 된장인지도 모르고 청와대 눈치나 보며 엄한 사람 잡아들이는 사법부나 다 한통속이다. 한마디로 막장이다.
내가 사는 대한민국이 맞는지 의심된다.
대선이 끝나고 MB는 참 많은 것을 알려줬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다는 것이 어떤 기분인지도 알려줬고, 무엇이 진실이며 어떤 것을 추구해야 하는지도 알려줬으며, 다시는 MB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된다는 것도 알려줬다. 그리고 오늘은 그것도 모자라 대통령 한명이 대한민국 민주주의를 20년이나 롤백(rollback)시킬 수 있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인터넷에 회자되는 미네르바의 글을 다 읽어 보았다.
어려운 경제위기에서 길잃고 헤매는 만수아저씨랑 비교해서 너무나 쉽고 분명하게 경제현안을 바라보는 해안을 주었다. 물론, 다소 과격하고 극단적인 표현이 들어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인터넷 매체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충분히 자정능력을 가지고 볼 수 있는 수준이지 국민을 선동한다거나 잘못된 사실을 유포했다고는 볼 수 없었다. (국민 대다수는 동의할 것이라 확신한다.)
법원은 이번 환율개입 공문 문제와 같은 미시적 사건을 꼬투리로 잡고 있지만, 국민들은 미네르바의 한 마디 한마디 때문에 이렇게 요동치고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야 한다. 미네르바가 이야기하는 전체적인 주장이 – 비록 틀린 부분이 있다 하더라도 – 만수 아저씨의 주장보다 더 설득력이 있고 실제로도 만수아저씨의 그것보다 더 잘 맞았다는 점이 국민들이 호응하게 된 주요 원인이다. 미네르바가 허위사실 유포죄로 구속되었다면 만수아저씨랑 쥐박어르신은 벌써 구속되서 실형을 받아야 하는것 아닌가? 미네르바와 MB중에 누가 허위사실을 더 많이 유포 했는지 재판부에 묻고 싶다.
이번 구속은 국민 입막기 제스추어다. 비판여론은 싹을 짜르겠다는 정부의 의지 표현이다.
그렇기에 MB의 국민 입막기는 절대로 허용해줘서는 안된다. 이것이야 말로 근원적으로 공익을 해칠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나는 우리의 외환위기가 MB정부 초기, 국제경제에 대한 해안없이 747공약만 무리하게 추진한 것이 큰 원인 중 하나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수출 증대를 위한 무리한 환율시장 개입이 국제정세를 반영하지 못한체 외환시장을 교란시켰고 결국 국가신뢰도를 추락시켜 제2의 IMF 헤프닝까지 벌어지게 되었다고 생각한다. 나 뿐 아니라 경제현상에 조그만 관심이 있는 국민이라면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진실은 입을 막는다고 해결되지 않는다. 촛불들고 잘하라는 사람들을 물대포와 폭력으로 업압하고 구속으로 장악했다. 폭력진압이 격해지자 촛불은 조금 자자해졌다. MB는 누르니 되네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지들만 똑똑하고 국민은 우민이라고, 시키는 대로 따라오면 되는 졸병이라고…나는 머리고 너희는 수족이라고… 까불면 때리면 된다고…
입으로는 반성한다고 하면서 뒤로는 재갈 물릴 방법만 찾고 있는 MB…
그게 우리가 지켜본 MB정부의 수준이다.
하지만, 국민은 더럽고 치사해서 참는 것이다. 나는 결국 작년 5월의 촛불집회는 국민이 이겼다고 생각한다. 광화문의 10만 촛불은 꺼졌지만, 국민의 마음속에는 그 몇 배의 촛불이 타오르고 있다.
인터넷에서의 표현과 정치에 대한 비판까지 억압한다면 군사정권이랑 뭐가 다른지 묻고 싶다.
누구를 위한 정부인지 묻고 싶다.
화가난다. 정말 염증이 느껴질 정도다.
부끄럽다. 내가 이런 정부를 탄생시킨 국민이라는 것이…
이번 미네르바 사건도 그렇다. 진실은 정부보다는 미네르바의 이야기가 현상과 더 잘 맞았다는 것이다.
그 뿐이다. 사람들은 미네르바가 정부보다 더 정확하네라고 이야기 했을 뿐이다.
인터넷의 표현의 자유를 인정하고 쿨하게 넘어가도 되는 부분이다.
차라리 정부가 미네르바의 이야기를 커닝이라도 했다면 결과는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지들이 틀렸다는 걸 자기들도 알기 때문에 자격지심에 구속까지 해 버린 듯 하다. 자신의 취부를 들춘 미네르바가 괴씸죄에 걸린 것이다. 인터넷에 자기 의견 몇 개 밝혔다가 구속된다면 이건 해외토픽 1면 감이자 국제적 망신이다.
결국 MB정부와 만수아저씨 같은 자칭 경제전문가들이 무직자인 미네르바보다 못하다는 걸 검찰과 사법부가 인정한 결과가 되었다.
일련의 미네르바 사건을 따지고 보면 촛불시위 때랑 똑같은 패턴이다. 그들은 들으려 하지않고 변하려하지 않고 강압하고 막는다.
그래서 나는 이게 MB정부의 수준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민주 사회에서 할말을 제대로 못한다는 것이 말이 되는가? 공익을 해한다는 것의 기준이 과연 무엇인가?
미네르바가 공익에 반할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인가? 개인의 경제적 소신을 글로 남긴 것인가?
이번 사법부의 결정은 민주주의와 법치의 기본인 표현의 자유라는 인간의 기본권을 침해한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나는 미네르바의 구속은 명백히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한다.
표현의 자유는 전두환 독재정권에서도 꺽이지 않았던 국민의 기본권이다. 지금 국회의원 중 대다수도 이때 바른 말로 피해를 입었기 때문에 지금 그 자리에 있는 것이 사실아닌가?
왜 지금은 침묵하는지 알 수 없다. 이제는 기득권일 뿐인가?
다행히 민주당 이석현 의원의 양심 선언기사가 인터넷 1면을 장식했다. 용기에 찬사를 보내며 지지의 메세지를 보낸다.
이번 구속을 보면서 촛불을 막고, 인터넷을 통한 비판도 막는 정부가 한심해 보이고 도대체 국민이 어떻게 의사를 표현하길 바라는 정부인지 궁금하다. 흡사 막장 정부가 막장 국민을 유도하는 꼴이다.
혹시나 다른 방법으로 또 뭔가 나올까봐 전전긍긍 재갈 물리기 법이나 만드는 한심한 정부와 여당이다.
비판을 당당하게 받아들이고 자신을 바꿀 생각은 추호도 없는 사람들…
그게 한나라당과 MB정부의 – 그리고 대선 전까지 그들을 지지했던 나의 – 비극적 현실이다.
미네르바가 국가주권자의 한사람으로써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이를 표현하는 것은 충분히 가능한 표현의 자유이다. 내가 이렇게 글을 쓰는게 문제가 되는가?
내 어릴 적 기억에 남아 있는 MBC뉴스데스크와 KBS 9시뉴스의 시작멘트는 항상 “오늘 두환~, 한편 순자”였다. 그때는 어려서 몰랐지만 나중에 알고 보니 이 당시에는 정부에 반하는 소식은 뉴스로 나오지 못했다고 한다. 광주 사태만 봐도 알 수 있지만 바뀌지 않았다.
20여년 민주주의는 힘찬 발전을 했고, 우리는 정부와 치정자의 무능함을 언제든 질타할 수 있다. 이건 국민이 버릇없어 진 것도 치정자의 권위가 땅에 떨어졌기 때문도 아니며 법치주의와 민주주의가 그만큼 성숙했기 때문이다. 당사자들은 그게 듣기 싫은가 보다. 오늘 두환 한편 순자의 암담한 스토리가 20년이 지난 2009년에 다시 부활할까 나는 두렵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고 주권은 국민에게 있으며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온다는 대한민국 헌법 제1조를 지킬 수 있을지 걱정이다.
MB정부는 자격지심을 버리고 진정으로 공익을 위하는 길이 무엇인지 생각해줬으면 좋겠다.
마지막으로 오늘 신문 기사에 발취한 글로 마무리한다.
“정부는 그(미네르바)가 공익을 해치려 했다거나, 가방 끈이 짧은 사람이 네티즌을 속였다고 억지 부리려 하지 말고, 기획재정부의 장관 옆방에 특실을 내주어 과외선생으로 모시는 것이 공익에 도움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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