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레슨일기 12 – 근육학습(mussle learning) – 다시 시작하기
연말이라 이핑계 저핑계… 두달가까이 가보지도 못한 연습장을 간만에 들렀다.
주변에 안면있는 분들이 안부를 묻는다.
바쁘다는 핑계로 빼먹기엔 아쉬움이 큰 터라.. 새해의 이름을 빌려 다시 시작하기로 결심했다.
특별한 사유가 없으면 10분이라도 들렀다가는 길이 올 봄 90대의 꿈을 이루는 길이라는 믿음으로…
다행히 오랜 공백기에도 불구하고 몇 번의 스윙으로 제법 예전의 기억을 불러올 수 있었다.
어느정도 스윙이 안정되어 있었다는 반증인까 레슨프로도 앞으로 빼먹지만 말라는 당부를 한다.
중간에 스크린 몇 번이 도움이 되었겠지만, 기억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위안을 주기에 충분했다.
근육학습(mussle liearning)이라고 하지…
사실 이 말은 스포츠가 아닌 다양한 분야에서 많이 쓰이는 전략적 용어 인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얼마전 읽었던 책에도 등장했었고…
짧은 시간 스윙연습을 하면서 그나마 많이 잊어버리지 않았다는 생각에서 오는 안도감과
다시 시작해도 빨리 정상괘도로 갈 수 있겠다는 용기는 어쩌면 그간 나름 꾸준히 해왔던 연습이 헛되지 않았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근육학습이 되어 있었나보다.
(물론 그렇다고 자세가 좋다는 말은 아니다. 내 스윙을 기억하고 있다는 의미일 뿐…^^*)
하프스윙부터 쓰리쿼터를 거쳐서 풀 스윙으로 차례로 연습을 하고
예전의 기억을 더듬으려 노력했다.
열심히 하체 턴 연습하다가 발길을 끊었는데, 동계훈련 열심히 해서 내년 봄엔 드라이브 캐리 20Yard 늘이기와 90대 진입을 목표로 해 볼까 한다.
마치고 캐디백을 정리하다가, 한쪽 주머니에
쑤셔박았던 연습용 장갑 뭉텅이를 잡았다.
엄지손가락에서, 새끼손가락쪽 손 바닥까지
구명난 장갑이 대여섯개 나타났다.
시커멓게 때묻고, 구멍나거나 찢어진 장갑을
보고 있노라니 나름 대견했고, 더 열심히 못한 것이 후회스러웠다.
인생은 꾸준한 근육학습만큼 성취하는 곳일런지도 모르겠다.
난 골프를 배우는데 골프는 별걸 다 가르쳐 준다.